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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믿고 보는 작가 '오후'의 신작 《믿습니까? 믿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 5. 20. 22:54

    계기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를 읽고 교양과학서를 그렇게 웃으면서 본 건 처음이라
    다른 저서까지 보고 반해버렸다.
    인스타그램으로 교보문고를 팔로우 중이었는데 오후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는 걸 보고 바로 구매!
    ‘나는 별자리 같은건 믿지 않아! 왜냐하면 나는 논리적인 INTP(MBTI 성격 유형 중 하나)니까!’ 라는 표어를 보고 더욱 기대됐다.



    작가의 다른 책

    • 주인공은 선을 넘는다
    •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개략과 흥미로웠던 부분]

    종교와 미신은 우리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종교인을 만나기 쉽고, 집에서 이사를 하더라도 손 없는 날에 간다. ‘혹시’ 모르니 굳이 안 좋을 지 모르는 날은 피하는 게 낫지. 그리고 물건을 들일 때는 밥솥부터 놓는다. 이처럼 우리와 함께 해온 미신에 대해서 애니미즘, 토테미즘, 샤머니즘부터 트럼프까지, 그 역사에 대해서 재미있게 풀어 쓴다.
    읽으면서 이성과 과학의 수호자로 느껴지는 유명한 학자들이 미신을 신봉했다는 사실을 읽고 나면 깜짝 놀랄 것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이렇게 말한다.

    “미신은 인간의 본성에 속한다. 사람들이 미신을 완전히 몰아내려고 하면 미신은 미묘한 구석으로 대피했다가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생각되면 다시 기어 나온다.”

    사람은 안정된 삶을 살고 싶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기후가 현재처럼 안정된 시기는 1만 년 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한 환경 속에서 미신에 의존하게 되는 듯하다.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마찬가지이고 아마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그래서 괴테는 미신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한 것 같다.

    심지어 동물조차 미신이나 징크스가 생기는 듯 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유명한 심리학자 스키너의 실험을 보자.

    실험은 간단하다. 비둘기를 상자 속에 넣는다. 상자 안에는 원반과 먹이통을 두고 비둘기가 원반을 쫄 때마다 먹이를 하나씩 준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비둘기는 원반을 쪼면 먹이가 떨어진다는 인과관계를 파악한다.

    이 비둘기를 다시 상자 속에 넣는다. 이 상자에는 먹이동만 있다. 이번에는 비둘기가 무슨 행동을 하든 15초 간격으로 먹이를 제공한다.

    비둘기의 행동은 먹이 제공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비둘기는 어떻게 행동할까?

    이전에 먹이와 특정 행동의 인과를 익힌 비둘기는 먹이가 나오는 원인을 찾기 시작한다.

    어떤 비둘기는 앞뒤로 목을 흔들었고, 어떤 비둘기는 구석에서 한쪽 방향으로 도는 행동을 반복했다.

    모서리에 머리를 박는 비둘기도 있었다. 먹이가 나오기 직전에 한 행동이 먹이를 불러왔다고 착각하고, 그 행동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후 먹이 배급 간격을 15초에서 60초로 늘렸더니 먹이가 줄어 간절해진 비둘기는 특정 행동을 더 격렬히 하기 시작했다.


    수렵 채집인들이 어떻게 갑자기 농사를 지을 생각을 했을까?

    분명 누군가가 어떤 방식으로든 씨앗이 있던 자리에 그 식물이 다시 생기는 걸 보고 제안을 하고 회의가 열리고 집단적으로 농사를 했을 것이다.

    우연히 성공한 부족은 만족스럽진 않지만 다음 해는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며 농사를 해나갔을 것이다.

    농사는 잘될 듯 잘되지 않고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성공한다. 그렇게 몇 세대 지나고 나면 이전 생활로는 돌아갈 수 없다.

    농경은 분명 진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진보가 아니었다. 수렵 채집 시절보다 못 먹고 못 살았다.

    그리스와 터키 지역에서 발견된 화석을 비교해보면 농경을 시작하기 전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5센티미터였지만,

    농경이 자리 잡고 난 기원전 3000년 경에는 평균 신장이 160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았다.

    제레미 다이아몬드는 농경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실수”라고 썼고, 유발 하라리는 “농경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사기”라고 표현했다.

    저자는 “농경을 인류 최대의 미신”이라고 말한다. ‘실수는 우연히 어쩌다 한 번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고

    사기는 사기 치는 사람이 그것이 거짓말일 줄 알 때 성립하는 것이다.

    하지만 농경은 둘 다 아니다. 농경은 제대로 자리잡기까지 1,000년 이상이 걸렸고, 그사이 농경을 시도한 사람들은 최소한의 생활도 보장받지 못했다.

    농경을 한 이들은 신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라고 저자는 말했다.


    개략에서 언급했던 유명인들의 미신 신봉 사례를 몇 가지 얘기해 보겠다.

    우리가 잘 아는 ‘셜록 홈즈’를 쓴 아서 코난 도일이 강신술의 빠져 있었다니 정말 깜짝 놀랐다.

    셜록 홈즈는 과학적인 사실만을 믿는 철저한 유물론자이자 회의론자로 사소한 증거를 통해 거대한 사건을 밝혀내는 현대적 의미의 추리소설 주인공의 효시이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들을 여럿 잃고 심경에 큰 변화가 생겨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고 지인들은 강신술을 권했다.

    이후 도일은 유령이나 강신술 뿐만 아니라 요정까지 믿는 신비주의자가 되었다고 한다.

    음양을 쌓아서 만들어진 ‘주역’에 빠진 학자로는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라이프니츠, 프로이트와 융, 닐스 보어가 있다.

    아인슈타인 마저 ‘만물의 에센스 중의 에센스’라고 표현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근대 이전 대부분의 지도자 옆에도 점쟁이가 있었다. 권력이 달콤한 만큼 위험 또한 도사리고 있었는데 알렉산더 대왕의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해 보겠다.

    알렉산더가 아버지이자 점술가인 넥타보네를 산 위로 불러들이고 “당신이 언제 죽을지 예측해보라”고 했다.

    넥타보네가 무언가 대답을 했지만 예언은 틀릴 수 밖에 없었다. 말이 끝나자 알렉산더가 그를 절벽으로 밀어 죽였기 때문이다.

    이후로 위의 질문은 권력가와 점술가 사이의 목숨을 건 재치 대결이 되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왕 루이 11세의 점술가가 애인의 죽음을 정확히 예측하자, 기분이 나빠진 왕은 점술가를 죽일 계획을 세운다.

    우리 11세는 그를 궁전으로 불러 묻는다. “미래를 잘 아는 그대는 다른 사람의 운명을 예언할 수 있는데, 그대 자신은 앞으로 얼마나 더 살게 될 것 같은가?”

    점술가는 태연하게 대답한다. “하늘의 별자리를 보아하니, 저는 폐하보다 사흘 먼저 죽을 것입니다.”

    루이 11세는 점술가를 죽이지 못하고, 점술가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 싶어 관심을 갖고 보살폈다고 한다.


    작가는 다음과 같은 화두를 던진다. “사상도 미신인가?”

    과학철학자인 칼 포퍼는 과학의 정의를 ‘반증 가능성’에 뒀다. 언제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반론에 의해 깨질 수 있어야 과학이라는 것이다.

    사상은 그 체계 안에서 세상 어떤 것이든 설명 가능하기 때문에 깨지지 않는다.

    실패를 하더라도 사후 합리화에 들어가면 사상은 절대 틀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는 미신의 공통적 특징이다.

    그렇다면 사상은 왜 필요한가?

    수많은 사람이 모여사는 사회에서는 이익이 충돌하기 마련이고 그에 따라 피해가 발생한다.

    한 집단 내의 사상은 이런 피해를 구성원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소감

    좋은 책이란 무엇일까? 정보량이 많은 책? 누구보다 선구적인 지식이 들어 있는 책?
    개인적으로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보여주어 나의 편견이나 선입견이 부서지는 책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좋은 책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위의 내용은 정말 흥미 위주로 작성을 했다.
    책의 내용도 많지만, 전후 인과관계를 얘기하려면 책의 방대한 내용을 발췌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간략하게만 적어서 그게 좀 아쉽다.
    만약 짧은 요약만 보고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책을 쭉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미신의 ‘역사’라고 하니까 역사적인 내용의 서술일 것 같지만 사회문화적에 대해 작가의 깊은 통찰이 담겨있다.
    강력히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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