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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년 신작 추천 《전략가, 잡초》 리뷰
    책 리뷰/과학 2021. 5. 19. 22:14

     

    계기

    저자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전작 ‘싸우는 식물’을 너무 재밌게 봤던 터라 망설임 없이 구매한 책이다.
    싸우는 식물은 단순히 식물에 대한 나열이 아니라 나의 선입견을 부숴준 책이어서 정말 즐겁게 읽은 책이다.
    전략가, 잡초도 또 다른 신선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목차도 보지 않고 구매를 했다.



    저자의 다른 책

    •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
    • 싸우는 식물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 풀들의 전략
    • 생명 곁에 앉아 있는 죽음
    •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



    [대략적인 내용과 흥미로웠던 부분]

    사람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듯 식물도 각자 생존 방식이 다 다르다.
    그중 저자는 잡초의 생존 방식에 경탄하며 자세하게 서술해 나간다.
    거기에서 우리가 배울 점을 찾아낸다.


    사실 생각보다 식물을 분류하는 것은 힘들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인도의 틈 사이에서 자라난 무가 있다.

    무는 식용으로 먹지만 이 경우 사람들의 보행에 방해가 되니까 잡초로 분류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어찌 되었든 쓸모 있기 때문에 잡초가 아닌 걸까?

    잡초는 그래서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자라나 훼방을 놓는 식물’이라고 정의한다.

    위의 경우는 보행의 목적을 방해한 것이기 때문에 잡초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가 먹으려고 뽑아간다면 잡초가 아닌 것이 되겠다.

    또, 잡초는 굉장히 연약한 식물이지만 사람의 손이 닿는 곳에서는 무적이라고 할 만큼 뽑아도 뽑아도 계속 자라난다.

    생존하고 번식하고 대대손손 자라나는 것이 강함이라면 잡초는 엄청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잡초는 우리의 생각과는 많이 다른 면모를 갖고 있다.


    우리는 잡초가 아무 때나 싹을 틔우고 마구잡이로 자라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환경이 좋다고 무작정 발아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재밌게 본 예시를 몇 가지 들도록 하겠다.

    식물이 초록색인 이유는 초록색을 띠는 파장의 빛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약 어떤 잡초의 씨가 다른 식물이 흡수하고 남은 빛(원적색광)을 받으면 발아하지 않는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빠르게 생장한다.)

    이를 이용한 것으로는 양상추를 재배하는 스마트팜이 있다.

    양상추는 원래 야생 식물이므로 주변에 다른 키가 큰 식물이 있는지 그 여부가 중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적색광을 비추면 발아가 촉진된다.

    이건 따로 알고 있었던 기업인데 책을 보고 이걸 이용해서 실내에서 수직으로 재배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겠구나 싶어서 흥미로웠다.

    또, 씨앗은 봄을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일시적인 따뜻함 뒤에 겨울이 온다면? 식물은 죽고 말 것이다.

    따라서 식물이 봄을 느끼려면 역설적으로 길고 추운 겨울을 느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겨울이 오지 않으면 진정한 봄도 오지 않는다’는 씨앗의 전략이 우리 삶에도 어떤 암시를 주는 듯하다.’라고 했는데

    나는 겨울을 느껴야 봄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느끼는 슬픔과 고통도 다가올 봄을 더 아름답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잡초는 가소성이 크다. 이 말은 바꿀 수 없는 것은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꾼다. 는 뜻일 거라고 한다.

    잡초는 환경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자기 자신을 바꾼다.

    저자는 잡초가 자유자재로 변화할 수 있는 이유는 변화하지 않는 것에 있다고 한다.

    식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꽃을 피워 씨앗을 남기는 것이다. 잡초는 이 부분에서 타협이 없다.

    어떤 식물은 영양분이 넘치면 꽃을 만들지 않고 줄기만 길게 자라기도 한다.

    이 식물은 자신의 본분을 잊은 것이다. 하지만 잡초는 그렇지 않다.

    꽃을 피워야 한다는 목적이 명확하므로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그래서 크기를 바꾸거나 생활 패턴을 바꾸거나 자라는 방법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도 적용될 것 같다.

    우리는 직업이나 다른 소속된 곳에 얽매여 예를 들면 학생은 이래야지, 여자라면 이래야지, 남자라면 이래야지. 하며 속박당한다.

    내 인생의 목적은 학생의 본분을 지키는 것이 아니므로, 그런 말에 휘둘리지 않고 원하는 바를 이뤘으면 좋겠다.


    다음 내용은 식물의 특성이다.

    어떤 배지 안에 A라는 식물과 B라는 식물을 같이 두면 반드시 둘 중 한 종이 배지를 모두 차지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서로의 영역이 정해지거나 서로 관계하고 도우며 살고 있을 때이다.

    말 그대로 특정 영역 안에서는 그 식물이 온리원이자 넘버원인 셈이다.

    자연계를 둘러보면 겉보기에도 강한 식물이 있는가 하면, 안타까울 정도로 가녀린 식물이 있다.
    대단해 보이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보잘것 없어 보이는 식물도 있다.
    그러나 그 식물들도 모두 넘버원인 존재다.
    그리고 누구나 온리원 역할을 해서 어떤 생물이 빠지면 균형이 흐트러져 성립되지 않도록 연결고리가 형성되어 있다.
    그것이 생태계다.
    이렇게 이루어진 생태계가 얼마나 빛나 보이는가.

    -전략가, 잡초 중에서-


    저자는 말한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어딘가에서 넘버원이며, 어딘가에서 온리원 역할을 해낸다. 그리고 누구 하나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소감

    반려식물로 핫한 요즘, 식물에 관심이 있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이다.

    식물에 관한 책을 보고 나면 쉽게 지나치는 풀들에게 눈길 한 번 더 주게 되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도 들꽃이 참 예쁘게 폈는데 5월이라 그런지 요새는 또 장미가 흐드러지게 핀다.

    푸릇푸릇하고 싱그러운 풀들과 다채롭게 빛나는 5월의 꽃들을 보며 내 영혼에도 물을 주는 것 같다.

    식물에 관련된 책이지만 그 관점을 세상사에도 적용시켜 새로운 시야로 볼 수 있게 하고 따뜻한 위로도 찾아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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